56호 소식지

작성일
2025.01.13

함께 배우고 함께 가르치고 함께 성장하는 틴스타 선생님께

양주열 베드로 신부
(한국틴스타 대표)

 

급격하게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에 공감하십니까?
여러분께서는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느껴지십니까?
이러한 변화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계십니까?

이야기는 오고 가지만 대화와 소통은 없는 관계

자주 다니는 상점에서 손님과 직원이 실랑이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연배 있으신 손님이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서 불만을 표시하였습니다. 직원은 손님의 반말이 기분이 나빴고, 손님은 직원의 기분 나쁜 표정이 싫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생각했고 아무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동행했던 사람들도 서로 의견이 달랐습니다. 반말을 섞어서 말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반말만 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저마다의 입장과 경험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서로 이야기는 하였지만 대화도 소통도 없었습니다. 더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무도 중재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적어도 최소한으로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만이라도 사과하라는 제안에 대해 상대방이 먼저 잘못하였기 때문에 내가 사과할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식과 원칙, 공정과 정의를 주장하지만 설득도 공감도 얻지 못하고 답답한 현실과 분열된 사회 관계를 보는 듯했습니다.

성이라는 용어가 젠더로 대체되고
혼인 이외의 관계에서도 부부 관계의 정당성 요구하는 현실

사회가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알아차리고 그 안에서 적응하고 적용하며 살아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성교육의 측면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성이라는 용어가 남성과 여성이 아니라 사회적, 정신적 기준의 젠더로 대체되고, 혼인을 통해 이루는 가정 안에서 부부의 관계가, 아직 혼인하지 않은 남녀를 비롯한 모든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인간적인 정당성을 요구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한 변화에 대해 틴스타 교사는 어떻게 적응하고 적용해야 할지에 대해 숙고해야 합니다. 어른의 권위와 지혜, 연륜의 가치가 존중되지 않는 세상에서 새로운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왜곡된 정보가 가치로 자리 매김 된 세상을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기쁜 소식을 선포해야하는 교회를 새롭게 하기 위해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노드 정신(시노달리타스)은 ‘함께 걷는 방식/여정’입니다.

틴스타 교사는
동반하는 사람들입니다

틴스타 교사는 함께 동반하는 사람들입니다. 틴스타 교사는 재판관도, 경찰도, 윤리교사도 아닙니다. 잘잘못이나 선악을 구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성적 존재인 인간의 가치를 증거하며 전달하고 동반하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이제까지의 틴스타 교사는 틴스타 철학이 제시하는 인간 생식력과 자기 결정능력의 가치를 강조하고 교육하는 사람들이었고, 참가자들은 교육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사회가 변하면서 인격적인 존중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요청되는 사회를 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반말이 섞인 존댓말이나 존댓말인 척하면서 무시하는 태도가 저항 받은 순간이었거나, 자존감이 부족하고 피곤한 현실 조건 때문에 감당하지 못한 결과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주 다니는 상점에서의 일화에서처럼 아무도 중재에 나서지 못한 우리 역시 그런 변화 안에서 소통 능력이 부족했을 것입니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중요한 것은
틴스타 교사의 인격적인 태도입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인격적 태도입니다. 반말과 존댓말을 은연중에 섞어 사용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이제는 누군가를 불편하게 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변화와 존중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가르치며 전달했던 내용에 대해 불편해 하거나 거부하는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실 문제가 된 것은 내용이 아니라 태도와 소통의 방법입니다.

가치를 전달하는 틴스타의 방식은
선택의 의미를 스스로 식별하도록
동반하는 것입니다.

틴스타 교사가 성의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은 ‘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잘잘못이 아니라 그 선택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상대방에게는 어떤 의미였는지를 생각할 수 있도록 동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식력과 자기결정능력에 대해서도 ‘성은 이러해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읽고, 질문하고 함께 생각과 체험을 나누고, 식별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여정을 동반하는 사람이 바로 틴스타 교사입니다. 이렇게 함께 동반하는 방식은 긴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틴스타 교사의 관심과 경청, 존중은
함께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틴스타 교사들도 새롭게 변화해야 하는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틴스타 교사 여러분, 만나서 함께 하는 이들의 필요와 관심에 귀 기울여 경청해 주시고, 인격적인 태도로 존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틴스타 교사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을지라도 인격적인 태도는 함께 하는 이들을 옳은 길로 나아가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하고 효과적인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변화하는 세상 안에서 함께 배우고 함께 가르치고 함께 성장하는 틴스타 교사가 되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