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호 소식지

작성일
2025.01.13

내가 나와 만나는 시간, 틴스타의 선물

김수정 에바
203차 교사양성워크숍 수료자

 

저는 워크숍 있기 3일 전, 틴스타 사무국에 다른 볼일로 전화 한 통 했다가 203차 기수 막차를 타고 참석하게 된 참가자입니다. 제 전화를 베로니카 선생님이 받으셨고, 문의 전화 한 통도 귀하게 응대해주시며 대화를 나누다 자연스레 교사양성 워크숍을 받을 수 있게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땐 우연인 듯 보였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여러 경로를 통해 하느님께서 저에게 올여름 틴스타 교육을 꼭 듣게 해주신 선물, 필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딸을 가진 엄마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딸을 가진 엄마입니다. 보통 여자아이들 초등학교 3,4학년 정도부터 엄마들이 모이면 빠지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애들 성교육을 슬슬 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언제 시키면 좋을까, 4~5명 정도 한 팀을 짜주면 좋다더라, 유명 강사들은 바빠서 스케줄 잡기가 어려우니 미리 알아봐야 한다더라. 초등 고학년이 되면 한번 시켜보자며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한 팀을 짜주려는 노력들을 합니다. 저도 아이가 앞으로 자기 몸을 잘 지키기 위해서 성교육은 꼭 필요하고 가르쳐야 한다 생각하는 요즘 엄마입니다.

저는 생명윤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저는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에서 생명윤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올여름 이탈리아 로마로 생명 문화탐방을 다녀왔는데, 탐방 중 생명운동본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낙태 직전의 태아들을 살리기 위한 그곳의 노력 덕분에 40년간 26만명의 아기들이 태어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감명받아 우리나라 상황은 어떤지, 어떤 활동들이 있는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애초에 낙태를 고민하는 상황까지 가지 않았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내내 들었습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성교육이 중요하겠구나 생각했고, 이런 접근으로 알게 된 것이 인격적인 성교육, 틴스타였습니다.

또한 로마에서 제 룸메이트 선생님에게 아이 성교육 프로그램을 하나 추천받았는데 그것도 바로 이 틴스타였다는 것이 기억났습니다. 이처럼 딸아이 성교육하기에 적절한 시기에 여러 경로를 통해 틴스타를 알게 되어 안심되고 기뻤습니다.

203차 교사양성워크숍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여름방학이니 아이들을 위한 틴스타 수업이 있겠다는 생각에 사무국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습니다. 현재 아이들 수업은 개설된 게 없고, 그대신 틴스타 교사양성 워크샵이 있는데 참가해 보면 어떻겠냐고 하셨습니다. 원래는 일찌감치 마감됐었지만, 막판에 한두 분이 등록을 취소해서 마침 자리가 있다고. ‘한번 들어볼까?’ 하는 마음과 이미 준비된 분들을 위한 전문적인 수업일텐데, ‘내가 어떻게?’ 이 두 마음이 갈등하고 있는데, 엄마가 배워 직접 가르치는게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성교육이 될 거라는 전화기 속 또랑또랑 확신에 찬 목소리, 믿음직한 설명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이렇게 저는 막차를 탄 참가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5일간 너무나 소중한 것을 배웠습니다

감사하게도 5일간 너무나 소중한 것들을 배웠습니다. 교육을 받기 전에는 나이 오십 넘은 여자에게 성교육이 제 자신을 위한 것이 되리라는 것은 아예 머릿 속에 없던 일이었습니다. 제가 배워서 귀한 외동딸에게 알려 주고 싶었고, 학문적으로 좀 더 배워 낙태의 기로에 선 어느 산모나 태아에게 작게나마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인데, 틴스타 교육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저’였습니다!

제 안에서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성(性)에 대한 저의 밑바탕 생각들이 인지되었고, 성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니 관점이 변했습니다.

성교육은 남성으로부터 방어를 위한 것, 마치 호신술 쯤으로 생각하고 있었구나. 남녀 사이에 원하지 않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성관계는 조심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며 살았구나.

중년 여성의 여성성은 영화 속 파리지엔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고, 정작 내가 느끼는 나의 여성성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구나. 무조건적인 보호가 먼저가 아니라, 자기 몸을 잘 알아야 자기 몸을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한 다음에야 비로소 제대로 지킬 수 있는 것이구나. ‘하지 말라’의 관점이 아닌 ‘해라’구나.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려주는구나.

틴스타를 알게 된 이상 예전처럼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걸 알게 된 이상 절대 예전처럼 살 수 없게 된다는 손호빈 신부님 말씀이 떠오릅니다. 이제 저는 제 몸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감히 엄두도 못 냈던 딸아이의 성교육에도 도전해 보고픈 마음이 듭니다. 하느님의 선물인 제가 하느님의 선물로 203차 동기들과 틴스타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나의 8월이 참 의미있었고,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또 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