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호 소식지
- 작성일
- 2025.01.13
목차
성부 하느님께서 맡기신 교육
손호빈 디오니시오 신부
(한국틴스타 연구위원)
오늘날 우리에게는 참된 부모의 올바른 교육이 필요합니다.
참된 부성은 소년을 남성으로 성장시켜주며, 소녀로 하여금 남성으로부터 어떻게 존중받아야 하는지 가르쳐주고, 참된 모성은 소녀를 여성으로 성장시켜주며 소년이 어떻게 여성을 존중해야 하는지 가르쳐줍니다.
우리 아버지이신 하느님이
바로 좋은 부모의 원천이자 근원
참된 부모의 역할은 창조주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아버지이신 하느님이 바로 좋은 부모의 원천이자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잃어버린 아들을 성전에서 찾은 요셉과 마리아 그리고 성전 안에 머물던 소년 예수님의 모습(그림)을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열두 살 정도의 소년은 정면을 응시하며 하늘을 가리키는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은 소년 예수님을 찾아다니던 부모의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루카 2,48)라는 걱정에 이렇게 응답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루카 2,49).
예수님의 어깨에 얹혀진 요셉의 손과
하늘을 바라보는 마리아와 요셉의 시선
그런데 놀라운 것은 마리아와 요셉이 바라보는 곳입니다. 그들의 시선은 소년 예수님이 아니라 그가 가리키는 곳, 즉 하늘에서 예수님을 가리키고 있는 손으로 당신을 드러내고 계신 하느님께 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들이 쉽지 않지만 위로가 되는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예수님이 맡겨진 것이지 그들의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또한 소년 예수님의 어깨에 얹혀 있는 요셉의 손은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루카 2,51)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줍니다.
자녀는 소유가 아닌 선물
부모는 증인이며 교사
예수님의 어깨에 얹혀진 요셉의 손과 하늘을 바라보는 마리아와 요셉의 시선에는 가정 교육의 신비가 응축되어 있습니다. (자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에게 삶의 길을 보여줄 수 있는) 부모는 성부께서 그 자녀를 맡기셨다는 것을 이해할 때만 올바른 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 자녀는 자신들의 소유가 아니라 맡겨진 선물이며, 부모는 엄청난 특권을 부여받은 증인이기 때문에 자녀의 첫번째 교사이자 가장 중요한 교육자입니다. 참된 교육은 우리 아이의 근원과 운명, 그들에게 고유한 존엄성을 부여하신 분, 그들의 발걸음을 기꺼이 동반하고 충만한 삶을 발견하도록 부르고 계신 분을 향해 시선을 돌릴 때 가능합니다.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교육
나아가 우리는 마리아와 요셉 뿐만 아니라 율법학자들도 봐야 합니다. 그들의 모습은 오늘날 교사들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끔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소년 예수님을 위해 글, 수학, 역사 등 하느님 백성의 모든 문화를 증언합니다. 그들의 얼굴은 교육자의 다양한 태도를 반영합니다. 그들 중 한명은 화가 난 표정인데, 이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육은 인내심을 시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옆에 있는 또 다른 율법학자의 얼굴을 통해 분노에서 놀라움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그는 “나는 믿음직한 사제 하나를 일으킬 것이다.”(1사무 2,35)라고 적힌 히브리 본문을 숙고하는데, 이 문구는 그가 말문이 막힌 채 놀라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성자 예수님께서 자신들이 알고 있고 전해줄 수 있는 모든 것에 새로운 충만함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동안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셨다면, 이제는 당신의 외아들 그리스도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그가 내 마음과 생각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1사무 2,35).
아이 안에 있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아이가 스스로 볼 수 있는 빛을 지펴줘야
이와 비슷하게, 모든 교사는 ‘하느님의 말씀을 아이들에게’ 전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는 진리와 선에 대한 학생의 능력에 놀라움을 느끼는 문제입니다. 이 놀라움을 통해 부모뿐 아니라 교사도 진리의 근원이신 하느님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부모와 교사의 사명은 아이에게 많은 내용, 수학, 행사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교사의 가르침을 통해 스스로 볼 수 있는 빛을 아이에게 지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내면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아이의 마음 안에서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의 아이들은 부모와 교사가 가르쳐 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으며, 이는 가르치는 이들에게 놀라운 기쁨과 영광이 됩니다.
가정과 학교는 하느님의 현존을
발견하고 체험하는 장소
표지 그림은 부모나 교사는 병풍이 아니며, 가정과 학교는 불필요한 울타리가 아니라 하느님의 현존을 발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장소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부모에게 자녀는 맡겨진 선물이며, 가정은 하느님의 생명과 사랑을 전해주는 첫번째 학교입니다. 교사에게 학생은 부모와 함께 인격적 교육을 하는 협력자이며, 학교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관계성을 배우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아이를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이고 존중해줘야 하며, 그들에게 좋은 스승의 모범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럴 때 성부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 당신의 지혜를 그들에게 비춰 주실 것입니다.
* 본 글은 호세 그라나도스 신부의 ‘Educar desde el Padre’를 참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