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책 논란, 가톨릭 시각은?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전화인터뷰)
작성일2020.09.02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혜정 틴스타 프로그램 총괄 디렉터
주요내용
- 틴스타, 자신의 성을 총체적으로 통합해 가는 성교육 프로그램
- 한국 포함해 39개 나라 국제 틴스타 구성해 활동 중
- 회수된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 그림 등 문제될 소지 있어
- 책 선정과정 등에 관여한 관계자 모두 성인식 아쉬워
- 많은 부모들 성과 관련해 가르치려할 때 굉장히 자신이 없어하는 경우 많아
-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태도가 성교육 바탕, 자신감 갖고 성교육 했으면
[인터뷰 전문]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최근 논란이 됐던 어린이 성교육 책입니다.
여성가족부가 초등학교 성교육 도서로 선정한 책인데, 국회 교육위원회로부터 표현이 지나치게 노골적이라는 등의 비판을 받자 이 책을 포함해 10권의 책을 회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언제까지 금욕을 전제로 성과 사랑을 금기시 할 거냐, 이렇게 여가부의 관련도서 회수를 비판하기도 하는데요.
가톨릭교회의 성교육 프로그램이죠? 틴스타 프로그램 총괄 디렉터를 맡고 계신 김혜정 베로니카 선생님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김혜정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틴스타 교사로 봉직하고 계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한 16년 정도 됐습니다.
▷제가 앞서 틴스타 프로그램 총괄 디렉터라고 소개를 해드렸는데요. 총괄 디렉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 겁니까?
▶저희는 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프로그램 관련 하고 그다음에 그 프로그램을 운영해 줄 교사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 부분을 제가 맡아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함께하면서 총괄하고 있는 거네요. 틴스타라고 하면 가톨릭교회에서 진행하는 성교육 프로그램 정도로 알고 계신 분들 많으신데 다시 한 번 틴스타 프로그램 이런 것이라고 소개를 해주시면요.
▶틴스타라고 하는 말, 이름에서 벌써 성격이 나오는데요. 일단 스타라고 하면 5가지 면이 있잖아요. 별이 갖고 있는 5가지 면을 우리가 성에 빗대어서 성이 가지고 있는 5가지 면과 그 5가지 면의 상호작용을 저희가 학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고요. 그러면서 자신의 성을 총체적으로 통합해 가는 성교육 프로그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말하면 생식력 자각을 통해서 몸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을 깨닫도록 도와주고요. 거기에 덩달아 정서적인 면, 관계적인 면, 영성적인 면으로 통합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이 통합 과정을 거쳐서 통합된 사람이 자기 결정에 의해서 성숙한 행동을 하고 그다음에 인격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폭넓게 활용이 되는 그런 성교육 프로그램인가요.
▶제일 먼저 시작된 곳은 워싱턴이었고요. 지금 현재 국제 틴스타라고 하면 한 39개국, 한국을 포함해서 39개국이 국제 틴스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일반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네요. 지금 요즘 아이들 참 성교육 하기 쉽지 않는다는 얘기 들리는데 지금 여성가족부가 ‘나다움어린이책 교육문화사업’ 일환으로 일부 초등학교에 배포한 성교육책이 지금 논란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제목이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라는 외국의 그림책이라고 하던데 전문가로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고 계세요.
▶그렇지 않아도 관심 있게 제가 10권 정도 회수된 책을 살펴봤는데요. 그 중에 특별히 지금 말씀하신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요. 이 책은 외국에서도 성교육 교재로 사용되었을 법한 수준의 책이거든요. 그러면 이 말은 곧 그 쓰임새가 연령에 맞도록 되어야 하고 정서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단계에서 수위 조절이라든지 의미 전달하는 부분이라든지 이런 것과 관련해서 반드시 협조자, 교사가 됐건 부모님이 됐건 협조자가 함께하면서 사용돼야 하는 교재라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과정들이 너무 없었다는 생각이 드니까 아쉽고 안타깝죠.
▷비판 받고 있는 부분이 그림을 보기가 상당히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다. 그리고 초등학생들 성관계를 장려하는 거 아니냐. 이런 겁니다. 이런 논란 자체에 대해서는 성교육 전문가로서 그런 면이 있다고 받아들이십니까?
▶그런 면이 있어요. 왜냐하면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전체 교육 과정이라는 게 있어야 되는데 그런 흐름이 없이 어떤 부분만을 던져주듯 했거든요. 책이라고 하는 걸 배포를 그냥 해버리니까. 던져준 거죠. 그러면 초등학교 학생들이라고 하더라도 그 학생들이 1학년부터 6학년 정도까지 있잖아요. 그러면 성숙 단계라는 게 있고 그다음에 정서적인 정도라는 게 있다는 건데 그런데 그런 배려가 없이 그 내용을 접하게 되면 누군가에게는 충격과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그리고 우리가 선생님도 그런 경험이 있으시겠지만 그림책을 보면서도 우리가 성적 체험을 하거든요. 그런데 특히 그림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이미지거든요. 그러면 이미지는 좋은 것으로든 좋지 않은 것으로든 굉장히 파워풀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모든 교육이 그러한 것처럼 성교육도 역시 발달 단계라든지 연령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섬세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런 민감성들을 고려하지 않은 이번의 결정, 내용면이라든지 배포하는 과정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짚고 싶은 거는 책을 선정했을 사람 그리고 번역하고 감수하고 배포하기로 결정하고 그 책을 받아들이는 학교 관계자 포함해서 이 전 과정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성 인식과 정서를 저는 또 한 번 말씀드리고 싶거든요. 왜냐하면 특별히 그 책과 관련해서 아까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이 책과 관련해서 얘기를 드리자면 성기를 표현하는 용어가 나와요. 그런데 그 용어가 아이들 용어와 어른의 용어가 섞여 있으면서 본인은 놀이 정도로 부부 행위를 묘사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 제가 저를 전문가라고 여겨주신다면 제가 그 책을 가지고 만약에 그 연령에 맞는 학생들과 만나라고 한다면 그 내용은 남자와 여자의 몸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고요. 그다음에 부부됨에서 이루어지는 서로의 사랑 그리고 출산을 통한 부모 됨, 그다음에 자녀 됨에 대한 이야기예요. 굉장히 심오하고 인간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들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내용들을 협조자가 없이 또는 준비되지 않은 어떤 사람이 그것들을 제공했을 때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강한 이미지. 성행위에 관련된 강한 이미지와 그것에 따라 올라왔던 느낌으로만 남게 될 가능성이 있죠, 그 책을 접했을 때는. 그래서 그 성적인 체험이 가져오는 정서적 결과들이 어떤 누군가에게는 오랜 세월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모두 고려하고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교재가 요즘 아이들의 성교육에 적절한 거냐는 질문이 따라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전문가로서 조언을 주신다면 어떻습니까?
▶그래서 제가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봤는데 어떤 분들이 성행위, 특히 성관계를 하는 연령층이 많이 낮아졌으니까 차라리 솔직하게 또는 적나라하게 교육을 해서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제법 있으시더라고요. 그런데 물론 그런 상황에 놓인 아이들에 대한 배려 그다음에 그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되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한편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만 교육을 하다 보면 뭘 놓칠 수 있냐면 사람을 위한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왜냐하면 문제만 보니까. 그래서 성교육은 사람 존재 자체를 위한 그리고 사람에 대한 교육이어야 된다는 사실이에요. 그리고 존재 자체로서 존중받고 또 존중할 수 있고 그다음에 사람이 지닌 고유한 여성성, 남성성을 인식하도록 도와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사랑이 관계로 나아갈 때 제대로 된 인정과 그다음에 올바른 배려, 진정한 존중이 있을 수 있다는 이런 것들이 성교육의 내용으로 포함돼야 합니다.
▷바로 그런 점이 그러면 틴스타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교육의 원칙 같은 거라고 받아들여도 되는 겁니까?
▶그럼요.
▷학교 현장만큼이나 각 가정에서 부모님들의 역할도 클 것 같은데요. 크겠죠. 아이들의 성교육을 말 그대로 솔직하게 할 것이냐. 아니면 간접적으로 할 것이냐. 고민 중에 있는 부모님들에게는 어떤 도움 말씀을 주고 싶으십니까?
▶사실 많은 분들이 성과 관련해서 무엇을 가르치려고 할 때 굉장히 자신이 없어하고 준비가 잘 안 돼 있다고 여겨지는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그런데 사실 부부가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 서로를 대하는 태도,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태도가 성교육의 바탕이 돼요. 그래서 가정에서 인격적으로 존중받고 사랑 받으면서 자란 아이들은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거죠. 가정에서 부터. 그래서 사회에 나갔을 때 무엇이 옳고 그른지 건강하고 좋은 분별력을 갖게 되거든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어렵고 힘드시겠지만 가정에서 열린 마음으로 자녀들의 관심에 대해서 그다음에 자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다음에 감정적으로 어떤 변화를 지금 경험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귀기울여주는 부모가 되시기를 부탁드리고 싶고요. 그다음에 기꺼이 자녀들과 대화하고 질문 던져주는 그런 동반자가 되실 수 있다는 거를 믿으셨으면 좋겠고 그다음에 선생님이 저에게 성교육 전문가라고 말씀하셨지만 사실 성교육의 전문가가 있다면 부모가 바로 전문가들이라는 그런 믿음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틴스타 프로그램 총괄 디렉터이신 김혜정 베로니카 선생님과 성교육책 회수 논란 등에 관해서 얘기 나눴습니다. 김혜정 선생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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